아무리 좋은 취지라도 널리 알려져 수요자들에게 제대로 공급돼야 그것이 바람직한 제도라 할 것이다. 더구나 민간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라 정부가 제도를 마련하고 시행에 들어갔는데도 기대한 만큼 효과를 얻지 못했다면 그 출발과 진행에 뭔가 중대한 착오 및 오류가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최근 그 한 예가 있으니, 지난 6월부터 시행된 ‘마을변호사제도’가 그것이다. 법무부와 안전행정부, 대한변호사협회가 지난달 5일부터 ‘변호사가 없는 마을’ 곧 ‘무변촌(無辯村)’에 변호사를 배정하고 전화와 인터넷 등을 통해 법률 자문과 상담을 지원하는 마을 변호사 제도 시행에 나섰는데, 한 달이 지난 지금 단 한 건의 실적도 없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당초 그 의도 및 취지는 매우 바람직했다.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법을 잘 몰라 법의 보호를 충분히 받지 못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으므로 그렇다. 도시 지역엔 그래도 가까이에 변호사사무소나 법률상담소 등이 산재하지만 도내 농산어촌 지역의 경우 변호사가 단 한 사람도 없는 곳이 수두룩하다. 그야말로 거리가 멀고, 법도 멀고, 돈까지 없으니 사회적 약자일수록 법과 제도의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된다.
이런 까닭에 정부와 법조계가 이의 극복을 위해 뜻을 모아 만든 ‘마을변호사제도’는 따라서 공공성과 사회 정의의 차원에서 공감해 마지 않을 좋은 제도다. 문제는 그 활용인데, 지난 한 달간 시행한 결과 단 한 건의 상담도 없었다니, 제도의 효용성 효율성을 다시 한 번 살펴야 할 것 같다는 말이다. 변호사나 공익법무관에 의한 소송 대리, 그 밖에 법률사무에 관한 모든 지원을 하는 법률구조 제도를 몰라서 활용하지 못한다면 그야말로 화중지병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기본적으로 제도의 존재를 널리 알려야 하고, 동시에 활용 방법도 홍보해야 할 것이다.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접근 방식이 있음을 알리는 데에 필요하다면 직접 마을을 방문해 홍보하여 한 달 지난 지금쯤 적어도 “처음 듣는 소리”라는 말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하였으니, 제도에 의해 법률구조를 받는 예를 마을 주민에게 직접 보여주는 방식 등 하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실효 얻을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문제는 정부 당국의 의지다. 한 달 만에 큰 효과를 거둘 수 없었다고 변명할 일이 아니다. 현장 방문 행사나 인터넷 포털을 통한 홍보 등 지금부터 다시 시작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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