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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1-13 10:33
[경상시론]동네 변호사시대를 기다리며
 글쓴이 : 법무20년
조회 : 23,484  
지역(장소) 주최자
행사일 행사시간
   http://www.ks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439278 [2967]

변호사는 늘어도 수임료는 제자리  힘없는 서민의 인권보호에 앞장 설 문턱낮춘 동네변호사시대 열렸으면...
 
얼마 전 언론에 의정부의 한 동네 변호사가 소개되어 화제가 된 일이 있었다. 그 변호사의 첫 의뢰인은 동네 할머니였다. 지나가다 간판이 보여서 들어오셨다는 할머니는 전 재산과 마찬가지인 집 보증금을 떼일 위기에 있다며 도움을 요청했고 법정까지 가지 않고도 사건이 잘 해결되었다.

그런데 인사차 다시 찾아온 할머니는 이 변호사의 손에 화장품과 몇 만원의 수임료를 건넸다고 한다. 그 변호사는 이때 처음으로 변호사로서의 소임을 해냈다는 보람을 느꼈고 바로 이런 것이 서민을 위한 지역 밀착형 동네 변호사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지금 ‘변호인’이라는 영화가 한창 흥행 몰이 중이다. 1980년대 초 부산을 배경으로 돈 없고, 빽 없고, 가방끈도 짧은 세무 변호사 송우석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다섯 번의 공판과 이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개봉 25일만에 누적관객수 900만명을 돌파, ‘변호사’라는 직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고조시키고 있다.

그런데 과연 과거 우리 사회의 변호사는 어떠한 존재였을까? 어렸을 때 일이다. 초등학교 무렵이었을 듯하니, 아마도 1980년대 초일 듯하다. 어른들 말씀 사이로 어떤 사람이 변호사를 선임했는데, 거금을 주면서도 변호사는 얼마나 높은 사람인지 얼굴 한 번 보지 못하고 그 변호사 사무실의 사무장과 선임계약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비즈니스 업계에서 손님은 왕이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봐도 뭔가 이상하다. 사람들이 거금을 들여 서비스를 받는데, 오히려 변호사에게 왕이 아닌 하인 취급을 당하면서 돈을 냈던 것이다.

현재 로스쿨을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 법조 인력 양성 체제에서 과거에 비해 진일보 한 측면이 있다면 그 중의 하나는 법조 인력을 상대적으로 많이 육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법조 인력이 많아지면 당연히 그에 반비례해서 변호사 수임료는 내려가는 것이 정상적일 것이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변호사 수는 늘어가는 것 같은데 변호사 수임료는 그만큼 내려가고 있지 않다. 뭔가 비정상적이다. 시장에서 가격이 왜곡되고 있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변호사 수임료 담합행위에 대해 조사를 시작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재미있는 일은 얼마 전부터 사람들 사이에서 로스쿨 출신 변호사는 실력이 없다는 말이 퍼져나가고 있다고 한다. 필자는 이런 말을 만들고 퍼뜨리는 사람들에게 한 번 되묻고 싶다. 그러면 로스쿨이 자리 잡은 미국의 변호사들은 실력이 없다는 말인가?

미국 변호사들은 로스쿨 출신이라서 실력이 없을 텐데, 왜 미국의 법률시장 개방 요구에 우리나라 변호사들은 목숨 걸고 반대할까? 결국은 시중에 떠도는 이런 저런 이야기들은 과거 소수가 누리던 기득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누군가 퍼뜨리는 악의에 찬 마지막 몸부림 정도가 아닐까?

우리 사회에서 서민들이 동네병원을 찾듯이 동네 변호사 사무실을 쉽게 찾아갈 수 있을까? 그러기에는 변호사 수임료가 너무 비싸다. 더 낮아져야 한다. 의사는 대학병원 의사도 있고 동네병원 의사도 있다. 그러나 변호사는 전관예우를 받는 귀족 변호사는 있을지언정 동네 변호사는 흔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최근 법이라는 허울 좋은 이름을 내세우거나 부르짖는 법조 기득권자들이 여기 저기 많이 보인다. 정작 우리 사회는 힘없고 서러운 서민들이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법률적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는 그런 불평등한 사회인데도 말이다.

대다수의 사회구성원이 기본적인 인권을 보호하는데 필요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사회는 법이 그 사회의 호구(護具)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그 법은 단지 법조 기득권자들의 호구일 뿐이다.

정우일 울산대학교 교수 경찰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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