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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8-22 09:55
마을변호사, 편한 '법대생 친구'가 되길
 글쓴이 : 법무20년
조회 : 116,760  
지역(장소) 주최자
행사일 행사시간
   http://www.jb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535580 [10892]

[법조칼럼]최우식 '사람&사람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인간 이하의 삶을 강요하는 열악한 근로환경에서 근로기준법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것을 해석해 줄 '법대생 친구'가 한명만 있었으면 좋겠다던 전태일. 그러나 그런 친구를 얻지 못한 채 사회의 무반응과 개혁의 불가함에 의분해 1970 11 13일 결국 분신하고 만다. 그 후 '조영래'가 그의 법대생 친구가 되어주었다.
 
그런 법대생 친구가 되기 위해 올해 6월부터 마을변호사가 도입됐다. 마을변호사란 도시에 있는 변호사가 변호사가 없는 읍·면 지역(무변촌)에 마을변호사로 위촉되어 그 마을주민의 법적 문제에 관해 우선적으로 상담을 하고 나아가 소송으로 진행되는 경우 그에 필요한 법적절차에 관해 도움을 주는 제도이다. 한마디로 마을의 자문변호사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제일 힘들고 아쉬울 때가 몸이 아프거나 민·형사의 송사에 휘말린 때일 것이고, 그럴 때면 '주위에 편하게 물어볼 수 있는 의사나 변호사가 있었으면…'하는 아쉬움을 한번쯤 느꼈을 것이다.
 
돈 있는 사람이야 문제가 없겠지만, 없는 사람은 경제적인 이유로 제때, 제대로 법적도움을 받지 못해서 억울한 일을 당할 수 있고, 그것을 사회적으로 보면 '유전무죄, 무전유죄'와 맥이 닿아있다.
 
그런 차원에서 법률적인 면에서의 사회적 불평등 해소, 국가적으로는 법률적 복지 실현이 이 제도의 주된 도입취지이다.
 
그리고 로스쿨 도입 등으로 변호사 수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변호사들이 거의 도시에만 몰려 있어서, 전국적으로 시군법원이 있는 곳이 100여 곳인데 그 중 70곳 이상이 변호사가 없는 무변촌이다.
 
그런데 변호사는 법적으로 기본권 옹호 및 사회 정의에 대한 사명이 있으며 그에 따라 연 30시간 이상 공익활동을 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사실 그동안 그 공익활동이 정작 필요한 무변촌 농촌지역이 아니라 대부분 도시지역에서만 이뤄져왔고, 형식적인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이번 마을변호사 제도를 통해 변호사의 사명을 제대로 실천할 기회를 마련한 것이 부차적인 도입의 취지이기도 하다.
 
구체적으로 어떤 절차를 통해 마을변호사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가?
 
읍·면사무소에 가면 마을변호사 안내 포스터가 있고, 그 곳에 마을변호사의 연락처가 있다. 먼저 전화나 팩스를 통해서 상담을 한다.
 
상담료는 무료이다. 필요하면 마을변호사가 직접 방문해 청취할 수 있다.
 
상담 후 소송을 해야 한다면 마을변호사가 우선적으로 맡아서 사건을 진행 할 수 있고, 생활보호대상자, 미성년자, 장애인, 이주여성 등 경제적 약자의 경우에는 대한변협 법률구조재단 또는 법률구조공단과 연계해 비용없이 법률지원을 해줄 수도 있다. 이와 별도로 사전예방을 위해 법률교육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음성군 원남면 조촌리가 고향이다. 그런데 아버지가 필자 4살 때 독사에 물려 돌아가셨고, 마을이 저수지로 수용이 되는 바람에 어머니는 41녀를 데리고 청주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필자의 고향에 대한 기억은 흐릿하다. 그러나 그 '느낌'은 안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쌓인 곳, 근처에 개울이 있어서 물장구 치던 기억, 종중 시제 지내면 형과 떡 받으러 달려가던 일…. 연어처럼 사람도 회귀본능이 있나 보다. 나이 40을 넘어서니 고향이 생각나고 옛 것이 그리워졌다. 그래서 필자는 원남면 마을변호사가 되었다.
 
아쉬운 것은 전국적으로 500여 곳의 읍면이 마을변호사를 신청했으나 절반인 250여곳만 마을변호사가 배정이 되고, 나머지는 지원한 변호사가 없어 여전히 무변촌으로 남아 있다고 한다.
 
충북 지역은 27곳의 읍면이 신청했는데, 그중 18곳에 마을변호사가 배정이 되었지만 괴산 감물면, 칠성면 등 9곳은 지원자가 없어 현재 미정이다. 인구가 많거나 공단이 있는 지역은 변호사가 4~5명까지 몰린 곳도 있으나, 그렇지 않은 곳은 지원자가 전무한 실정이다.
 
제도의 성패는 제도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운용하는 사람에게 달린 것. 아직 시골에는 변호사에 대한 선입견(문턱이 높고, 수임료가 비싸다 등)이 남아 있어 주민들이 마을변호사를 어려워 할 수도 있다.
 
그러니 마을변호사가 먼저 마을을 찾아 인사를 드리는 건 어떨까(필자는 지난주에 원남면 이장회의에 인사를 다녀왔다). 그리고 마을은 지역행사에 마을변호사를 초청하는 것이다.
 
우리 마을변호사가 마을에 편한 '법대생 친구'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 junebe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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