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변호사 채용시장 ‘한파’
법률시장 침체 여파로 대형로펌의 새내기 변호사 채용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올해 12대 대형로펌이 뽑은 신규 변호사는 210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마다 새로 배출되는 변호사의 약 10%수준에 불과하다. 대형로펌 새내기 변호사의 초임 연봉도 수년째 동결됐다.
1일 본보가 우리나라 12대 주요 로펌의 2016년 새내기 변호사 채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좁은 취업문을 뚫고 대형로펌에 입사한 새내기 변호사는 모두 210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로펌별로 보면 김앤장 법률사무소 26명, 법무법인 광장 31명, 태평양 22명, 세종 24명, 화우 21명, 율촌 17명, 바른 24명, 동인 9명, 지평 12명, 충정 15명, 로고스 3명, 대륙아주 6명 등이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로펌당 평균 17.5명을 채용한 셈이다.
12대 로펌 올 210명 뽑아…
배출 변호사의 10% 수준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간 채용한 새내기 변호사 수와 비교하면 로펌별로 차이는 있지만 총 채용규모는 제자리 걸음 수준이거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을 제외하고는 채용규모가 매년 로펌당 평균 1명 꼴로 줄고 있다.
2015년은 김앤장 40명, 광장 32명, 태평양 30명, 세종 31명, 화우 21명, 율촌 17명, 바른 18명, 동인 12명, 지평 6명, 충정 4명, 로고스 4명, 대륙아주가 8명을 뽑아 로펌당 18.6명을 채용했다. 2014년에는 김앤장 49명, 광장 25명, 태평양 34명, 세종 31명, 화우 19명, 율촌 26명, 바른 15명, 동인 11명, 지평 8명, 충정 5명, 로고스 3명, 대륙아주가 10명을 채용해 로펌당 19.7명을 채용했다. 2013년에는 김앤장 49명, 광장 28명, 태평양 35명, 세종 25명, 화우 29명, 율촌 19명, 바른 16명, 동인 16명, 지평 7명, 충정 5명, 로고스 4명, 대륙아주가 8명을 채용해 로펌당 20.1명을 채용했다. 2012년에는 김앤장 45명, 광장 29명, 태평양 21명, 세종 21명, 화우 21명, 율촌 26명, 바른 19명, 동인 7명, 지평 13명, 충정 4명, 로고스 6명, 대륙아주는 3명을 뽑아 로펌당 17.9명을 채용했었다.
채용규모 예년 못 미쳐…
신입보다 경력 선발에 비중
한 대형로펌의 대표변호사는 "로펌이 채용규모를 늘리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 불황과 변호사 공급 과잉, 법률시장 개방 등 로펌의 수익성에 타격을 주는 악재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송무보다 자문사건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면서 변호사가 아닌 특정 전문분야 자격사나 관련 공무원 출신의 전문가를 채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도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다른 대형로펌의 대표변호사는 "상당한 교육기간이 필요한 새내기 변호사를 채용하기 보다는 경험과 전문성을 일정정도 갖춘 저년차 변호사를 뽑아 실전에 곧바로 투입하는 것이 비용 대비 효율성이 높다는 목소리가 로펌 내에서 커지고 있다"며 "이런 경향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대형로펌의 이 같은 움직임은 전관 변호사 영입정책의 변화 흐름과도 일맥상통한다.
본보가 올해 법원·검찰 정기인사를 전후로 퇴직한 판·검사 106명의 변호사 개업현황을 조사한 결과, 대형로펌은 과거와 달리 비용 투자 부담이 큰 전관 변호사를 대거 영입하는 것보다 경력이 입증된 전문 변호사를 영입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 속 공급 과잉·법률시장 개방 등 악재도 영향
채용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새내기 변호사들의 몸값도 제자리 걸음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본보가 조사한 결과 12대 로펌의 올해 연봉 수준은 대략 9000만~1억1000만원대로 예년과 같은 수준이었다.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초임 연봉이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다만 사법연수원과 로스쿨 출신 변호사간에 연봉 차별을 두는 곳은 없었다. 군법무관 출신 신입 변호사의 경우 연봉 산정시 복무기간을 경력으로 인정해 주고 있었지만 대부분 1~2년 정도만 인정한다. 군법무관 복무기간은 3년이지만 군법무관으로서 처리한 업무와 로펌이 처리하는 업무가 다르기 때문이다.
대형로펌의 복지수준 또한 예년과 대동소이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다수의 로펌들이 서울지방변호사회 입회비 300만원을 지원하고 있고, 도서구입비와 자기계발비, 야근 시 교통비 등을 따로 제공한다.
대형로펌의 한 파트너 변호사는 "신입 변호사들의 연봉을 낮추자는 목소리도 크지만 신입 변호사의 초임까지 깎을 정도로 형편이 어려운 로펌이라는 소문이 날까 두려워 어느 로펌도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소문은 곧바로 수임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각 로펌이 연봉을 낮추지는 못하고 동결하는 수준에 머무르는 것"이라고 했다.
법률신문, 대형로펌 신규채용 현황조사
입력 : 2016-07-04 오후 3:2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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