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경쟁률 9.72 대 1… 10년만에 최고 기록
변호사 업계의 취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선 전담 변호사에 우수한 인재들이 몰려 승소율이 높아지는 등 도입 10년째를 맞은 ‘국선 전담 변호사제’가 제자리를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서울중앙지방법원 담당 국선 전담 변호사 사무실은 43곳 중 4곳만 불이 켜져 있었다. 10㎡ 남짓한 불 꺼진 사무실의 책상 위에는 빼곡히 쌓인 판결문과 법전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사무실 입구 게시판에는 국선 전담 변호사들이 무죄 판결을 받은 여러 사건 판결문들이 빽빽하게 붙어 있었다. 사무실 관계자는 “국선 전담 변호사를 찾는 재판이 늘다 보니 평일 오후에는 변호사들이 대부분 법정에 나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사법연수원을 졸업한 신옥영(여·30) 변호사는 졸업과 함께 국선 전담 변호사에 지원했다. 법무법인(로펌)도 갈 수 있었지만 사법시험을 준비하며 사회에 도움되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줄곧 해온 까닭에 망설임 없이 국선 전담 변호사를 택했다. 올해 국선 전담 변호사 경쟁률은 9.72대 1로 2004년 이 제도가 시범실시된 이후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신 변호사는 “우수한 인재들이 몰리면서 치밀한 재판 준비와 승소율 등에서 대형 로펌의 변호사들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국선 전담 변호사를 지원하는 유능한 변호사들이 늘면서 각종 재판에서의 승소율도 높다. 21일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헌재 관련 사건에서 국선 전담 변호사의 승소율이 15.0%에 달해 일반 사선 변호사(14.1%)들보다 오히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 관계자는 “앞으로 더 많은 국민들이 평등하게 재판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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