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 ‘사법시험’ 3만명…‘로스쿨’ 1만6천명 양 수험생간 자존심과 명예, 이미 백중세
60여년의 근대 사법 인재선발 시스템이 로스쿨로 급선회 한지 만 4년 초. 불과 4년만에 법조인력 구성에서 사법시험 및 그 출신자들과 맞장을 뜰 만큼 위력을 발휘하는 전초전이 치러지고 있어 주목된다.
사법시험 관련 인적 규모는 완만한 하향 곡선을 그리는 반면 로스쿨은 급격한 상승하면서 바짝 뒤쫓고 있다는 결론이다.
■ 사법시험 출신 및 수험생 3만명 추산
대한민국 법조인력 선발은 광복 직후 1949년 1회 사법과 16명 선발이 모태가 된다. 16회 사법과까지 매년 20~50명을 선발해 왔다.
이어 1963년 현재의 제1회 사법시험이 운영되면서 41명을 시작으로 증감을 해오다 2001년부터 1천명을 선발하면서 급격히 증가했다.
다만 로스쿨로 인한 사법시험의 점진적 폐지에 따라 2010년 814명, 2011년 707명으로 줄었고 금년 500명, 2013년 300명 등 2017년까지 지속적으로 감소될 예정이다.
해방 이후부터 현재까지 배출된 법조인은 고등고시 사법과 667명, 사법시험 19,434명으로 총 20,101명이다.
2012년 1월 현재 개업변호사 10,976명, 판사 2,844명, 검사 1,942명, 사내변호사 등 500여명을 합쳐 총 16,500여명의 법조인이 활동하고 있다.
여기에 미래 법조인을 희망하는 사법시험 준비생 연간 12,000여명과 현 사법연수생 15,00여명 등 예비 법조인을 포함한 총 인원은 30,000명 안팎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 모두는 직·간접적으로 사법시험과 연관을 갖는 최대치의 인원인 셈이다.
■ 로스쿨 재·졸업생 및 수험생 1만6천여명
하지만 이같은 규모를 ‘로스쿨’이라는 키워드가 멀지 않은 연도 내에 넘어설 것으로 보여 특히 관심이 쏠린다.
매년 정원 2,000명 대비 변호사시험 평균 합격률 75%와 사법시험 준비생 감소와 로스쿨 준비생 증가를 감안하면 채 몇 년도 걸리지 않다는 분석 때문이다.
2009년 출범한 로스쿨과 연관된 직접적인 인원은 지난 3월 4기생들이 입학하면서 8,000명에 도달했고 이중 1,451명이 이미 첫 법조직역에 진출하고 있다.
여기에 로스쿨 준비생 연간 8,000명 기준(점진적 증가 예상)을 감안하면 로스쿨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을 맺는 인원은 2012년 4월 현재 16,000명이 된다는 것이다.
당장 내년 4월이면 20,000명선으로 대폭 증가하고 이후 2~3년 이내면 30,000명을 족히 뛰어 넘을 수 있다는 셈법이 나온다.
특히 매년 정원 대비 75%의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지속될 경우, (수험생을 제외한) 법조인 수는 더욱 빠른 시일에 좁혀진다는 것은 이미 법조계에서도 산출치가 나와 있는 상황이다.
■ 사법시험 vs 로스쿨, 백중세
현재 사법시험 준비생들의 규모는 13,000여명이다. 선발 정원 감소로 2~3만명에 달하던 것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2~3년 이내에 1만명 이하로 떨어질 것이 확실시 된다.
반면 로스쿨 준비생은 매년 평균 8천명 안팎에서 조금씩 증가하고 있는데다 급격한 사법시험 정원 감소로 인해 큰 폭의 상승도 배제하고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미 법조인이 되고자 하는 수험생 및 예비법조인들의 자존심과 명예가 사법시험과 로스쿨이라는 키워드에서 백중세가 이미 진행 중이라는 결론이다.
지난 60여년간 법조인 배출의 키워드 ‘사법시험’이 2012년을 고비로 ‘로스쿨’이라는 단어로 급선회하고 있다.
사법시험 2차시험 준비생 김은성(가명, 29)씨. 그는 “신림동 사법시험 수험가는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것 같다”며 “지난해까지는 그래도 700명을 선발해 마음의 여유라도 있었지만 올해는 500명으로 확연히 줄어들어 마음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년이면 300명으로 감소하는데 만약 올해 2차시험에서 탈락하면 내년에 다시 1차시험에 도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벌써부터 고민”이라며 “1차시험 준비생들의 갈등이야 오죽하겠나”면서 고시촌의 일반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로스쿨 입시 전문학원인 메가로스쿨의 한 관계자는 “2월 하순경, 사법시험 준비생들의 로스쿨 상담이 꽤 많아 놀랐다”며 “알고 보니 금년 사법시험 1차시험 직후라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사법시험 준비생들의 진로 갈등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 같다”며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이성진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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