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114 > 알림방 > [인터뷰]법무법인 바른 김종수 변호사

【춘천=뉴시스】박선애 기자 = 김종수 변호사의 도전은 쉼이 없다. 검사와 판사에 이어 변호사로서 제2의 삶을 살고 있는 그는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의뢰인과 잘 소통하는 변호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검사로 법조인의 삶을 시작해 대전지법, 춘천지법, 인천지법의 부장판사까지 역임한 김 변호사는

20여 년 동안 양측의 팽팽한 입장을 듣고 신중한 판단을 내리던 시절과 달리 이제는 법정에서 의뢰인의 억울한 심정을 대변해 주고 대신 호소해 주는 역할에 충실하고 싶다고 말했다.

법정이라는 동일한 무대지만 그의 역할은 달라진 셈이다.

동료 변호사에 따르면 김 변호사의 별명은 '법원계의 선비'이다. 점잖은 성격과 늘 수많은 사건에도 불구하고 실수 하나없이 꼼꼼하게 처리하기 때문에 그는 후배들로부터 선망받고 선배들에겐 신뢰와 함께 큰 인기를 받아왔다.

법무법인 바른에 합류한 푸근한 인상의 김 변호사를 지난 28일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법무법인 바른 회의실에서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김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20년간 법조인으로 살았다. 현재의 삶에 만족하는지.

"20년 동안 한결같지 않고 매 순간, 순간이 새롭다. 비슷한 사건은 있을지언정 항상 저마다 다른 배경과 사정을 지닌 사건을 맡으며 그 중심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살아있음을 느낀다. 또 현재는 사실상 나보다 더 힘들 의뢰인들의 처지를 생각하며 지낸다. 나를 있는 그대로 믿고 사건을 맡긴 의뢰인들에게 늘 고마운 마음이다"

-판사 시절과 크게 달라진 점은.

"우선 20여 년을 돌이켜보니 공직에 있을 때에는 여러모로 행동이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조심스러웠다. 또 제약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제약이 사라져 편하다. 변호사라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공직에 있었을 땐 미처 몰랐던 것들을 배우게 된다. 물론 스무해를 함께 했던 습관을 한꺼번에 고칠 수는 없어 아직 몸에 베어있긴 하지만 "

-춘천에서 부장판사를 지냈다.

"춘천, 이름만 들어도 맑고 청아한 곳이다. 춘천에서 지내면서 좋은 기억들이 많았다. 도시에 오래 살아 전원생활을 하고 싶어도 막상 용기가 안나 망설이는 분들이 주위에도 여럿 있는데, 춘천이라면 정말 추천해주고 싶다. 도시에서의 편리함과 호수와 산 등 아름다운 자연이 공존하는 도시다. 춘천에서 지냈을 땐 출근 길이 정말 좋았다. 같이 근무했던 법원장님도 춘천을 많이 좋아하셨다. 항상 말버릇처럼 하시던 말씀이 은퇴 후 꼭 춘천에 와서 살겠노라는 것이었다. 그런 곳이다. 춘천은 한번 갔던 이들은 다시금 꼭 찾게되는 그런 곳. 6개월만에 떠나서 많이 아쉬웠지만 나에게는 친정같은 곳이기도 하다"

-부장판사를 지내면서 아쉬웠던 점이 있을 것같다.

"법원에 있을 때 나름대로 검사와 변호사의 말을 경청한다고는 했지만 밖에 나와 내가 그 자리에 서보니 정말 부족한 점은 없었을까 하고 반성하게 된다"

-인상깊었던 사건이 있다면.

"믿을진 모르겠으나 정말 하나같이 다 기억에 남는다. 그 중에서도 춘천법원에 있을 때 뜬금없이 나이드신 여자분이 전화를 해서 찾아오겠다고 해서 거절했더니 책을 보내온 일이 있었다. 나중에 그 여자분으로부터 사건 내용을 들었더니 2년 전 서울중앙지법으로 조정을 받으러 온 분이었는데 당시에 몸이 허약하셨고 감정에 북받쳐 말을 잘못해 생수라도 드시고 천천히 하셔도 된다며 물을 권하고 조정을 진행했던 적이 있었다. 그분이 그 당시 많이 고마웠다며 수소문 한 끝에 춘천까지 연락을 해 책을 보냈더라. 변호사를 개업한 다음에도 몇번 찾아왔었다. 그럴 때는 정말 보람을 느낀다"

-어떤 변호사가 되고 싶은지 궁금하다.

"검사와 판사의 모습은 다 버렸다. 이제 변호사로 잘 해보고 싶다. 의뢰인과 소통하며 억울하고 답답한 사정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게끔 잘 듣고 잘 소통하는 그런 변호사가 되고싶다"

parksa@newsis.com